2025.08.19-2025.08.30
소현문과 갤러리 아울은 2025년 공동기획으로 한일 문화예술 교류 전시를 개최합니다. 양국의 문화공간은 수원과 후쿠오카, 가깝고도 먼 두 도시에서 2025년 여름과 가을, 두 차례 양국의 작가를 한국과 일본의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8월 후쿠오카의 갤러리 아울에서 열리는 《느린 여름》은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80주년이 되고 한국와 일본이 수교를 정상화한 지 60주년이 된 2025년에 다다른 아시아 역사의 물음 앞에 지난 대화를 이어가며 미래 세대에 대한 현재 세대의 몫을 묻습니다.
《느린 여름》
2025 소현문 · 갤러리 아울 국제 문화예술 교류 전시
구지언, 김대유, 김민주, 김예령, 문지영, 박성아, 성지연,
우수빈, 임윤묵, 장보윤, 정희수, 조정환, 최원서, 현승의
2025. 8. 19.(화) ― 30.(토)
갤러리 아울(후쿠오카시 히가시구 나타 2초메 3-30)
작열하는 태양 아래 실로 명확한 휴일이었다. 오직 GPS에 의존해 외지의 화랑에 도착하고 운영자 J를 만났다. 그는 K에게 가까운 해변의 이야기가 들려주었다. 웅장한 협곡이 있는 후쿠오카 해변. 흰 집에서 J는 미래에게 그 해변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화랑을 나오는 길로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골목을 지났다. 차로를 건넜고, 인적 없는 숲길을 찾다가 시지키 신사를 마주했다. 조용히 방문자를 마중하는 곳. 나뭇가지와 풀을 흔드는 바람이 살갗을 스쳤다. 피부에 나무의 언어를 새겼다.
내리막을 내려가다 울타리 너머 선명한 파랑이 보였다. 오랜 바다였다. 모래사장에 밭이 패였다. 문득 발 아래 흰 깃털을 보고 J의 화랑에서 날아오른 부엉이를 생각했다. 우정을 나누는 어느 해변의 약속이 밀려왔다.
K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대신 후쿠오카 화랑에서 친구를 기다리기로 결심했다. 밀린 대화를 풀어가는 세계에 다다르기까지.